수련회를 마치고 한숨 돌리니 벌써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붑니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와 선후배의 얼굴이 한없이 반가웠고, 더 많이 교제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잠깐 주고받은 그 미소가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더군요. 또, 몇 년이 지날지 모르지만, 조금 더 삶에 여유를 가지고 1년에 한번은 이렇게 만나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 역시, 너무 오래지 않아 늙어가는(?) 얼굴을 보여주고 실수투성이로 살아가는 제 이야기를 들려줄 의무감을 갖습니다.

준비를 도우면서 새삼 느낀 점이 있습니다.

많은 다운들이 ‘오랜만’에 찾아오는 다운들의 자리를 적잖이 부담스럽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학생 사역과는 달리 졸업생 사역인 다운사역은, 본질적으로 매번 ‘오랜만’에 오는 모임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정에 따라 그 ‘오랜만’은 좀 더 길어질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 ‘오랜만’이라는 것이 많은 다운들에게 ‘부담’을 넘어서서 참여를 주저하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한번의 ‘부담’을 넘어설 수만 있다면 좀 더 많은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교제하고 관계를 이어가고 또 발전시켜갈 수 있을텐데… ‘두번’, ‘세번’… ‘부담’은 어느새 ‘기대’ 바뀌어 있을텐데… 말입니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특히, 저 처럼 내성적(?)인 분들에게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한번’을 극복하고 저에게 귀한 선물을 안겨주신 여러 다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여러가지 모양으로 기꺼이 섬겨주신 여러 선생님들 모두에게 다운의 한명으로서 아낌없는 마음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2주 사이에, 준비하면서 했던 고생은 벌써 잊혀진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내년 수련회를 좀 더 알차게 준비해야지 하는 ‘다짐’과 ‘기대’가 어느새 마음 한 구석에서 자라나고 있네요. 모두 내년에는 더 큰 ‘기대’를 품고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