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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희' 형제를 추모하며

김회선 2007-03-10 (토) 12:58 19년전 5170  

나의 벗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조용히 고요한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육체의 안식을 취하였습니다.

당신께서는 내 벗이 무척 힘들어 보였나봅니다.


벗은 어려서 부터 많은 것을 감내하여야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엄마를 먼저 떠나보내야 해서 가슴에 묻고 흐느껴 살았습니다.

초등시절에는 열차사고를 당하여 눈앞에서 피흘려 죽어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참혹한 광경들이 두눈에 박혀서 어린 벗은 삶의 큰 무게로 짓눌려 왔습니다.

열차사고로 인해 벗은 13번의 다리수술을 받았습니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은 창밖으로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열등감과 좌절감에 늘 힘겨웠습니다.


어린 벗의 유일한 위로는 오직 교회문을 드나들며 당신과 첫사랑을 나누며 교제하며 대들며 순종하며 투정하며 따지며 신뢰하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어린 벗이 청년이 되었을 때, 나는 그를 알았습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천진스러운 벗에 대하여 나는 흥분하였습니다. 당신을 향한 그의 애절한 사랑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나도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내면에 묻혀있는 무거운 아픔의 상처들을 느꼈을 때, 벗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내가 동행하며 거들어 주기에는 내 삶의 경험이 너무 미천하였습니다.

때로는 잘난 혀로 욥의 친구처럼 벗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곧바로 사과해야 했습니다. 치유와 회복은 늘 당신 안에서만 가능했습니다.


나의 벗은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정에서도, 친구에게도, 후배에게도, 교회에서도, 캠퍼스에서도, 삶의 터인 병원에서도........벗이 남긴 삶의 헌신적인 흔적을 어찌 작은 지면에 다 쓸 수 있겠습니까? 남겨진 자들의 가슴가슴에 새겨져 있기에 평생토록 그리움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나는 벗과 함께 당신의 사랑을 갈급하였습니다. 함께 뒹굴며 함께 찬양하며 마냥 행복하였습니다. 나의 벗은 마흔두살이 되었으나 돕는 배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눈이 높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압니다. 그의 눈이 높은 것이 아니라 그의 꿈이 고상하고 당신을 향한 사랑의 깊이가 넓어서 그만큼 준비된 동역자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지나온 삶의 무게를 함께 감당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기다려졌습니다.


내 벗은 늘 바쁘게 살았습니다. 의료선교단체를 섬겨 활동함에 가족들은 아가페선교단체와 결혼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요 나의 벗은 당신과 결혼했습니다. 벗은 모든 것을 기도하며 당신을 향한 사랑으로 사역의 무게를 감당하였습니다.


내 벗은 할일이 참 많아 보였습니다. 당신께서는 저를 혹독하게 훈련시키셨고 많은 공부도 시키시고 깊은 영성으로 준비 시키셨기에 그의 삶이 늘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어찌 그리도 나의 벗을 그리 빨리 부르셨습니까?

벗에게 지워준 삶의 무게가 너무 애처로우셨나요?

너무 순수하고 정결한 신부의 모습으로 준비되었기에 데려가셨나요?

깨끗한 심령을 기뻐하셔서 눈물없는 곳, 고통없는 곳, 슬픔없는 곳에서 먼저 쉬게 하셨나요?

에녹처럼 엘리야처럼 너무 기뻐서 옆에 두시려고 부르셨나요?

내 벗은 어찌되었던 평온하게 눈을 감았으니 당신의 선택에 감사해야겠지요!

하지만 남겨진자들의 슬픔은 당신의 지혜를 다 알 수 없기에 헤어짐을 고통스러워한답니다. 벗이 남기고 간 공간이 너무 커 보이기에 슬픔을 이기기 힘들답니다.


우리는 언젠가 달려갈 길 다가고 모든 선교사역의 뒤안길에서 청년시절 뜨겁게 부으시는 당신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몸부림쳤던 그 날들을 즐거이 회상하며 주의 품에 잠잠히 안길 수 있기를 소망하였습니다.


벗이 잠들기 삼일 전 새벽에 당신께서는 세미한 음성으로 벗에게 전화하라고 하셨지만 저는 제 생활에 쫓겨 망각해 버렸습니다.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나고 용서가 안되어 미어터지는 나의 심정을 누가 알겠습니까?

불현듯 이제는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견딜수 없이 아프고 고통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슬픔을 당신은 아시겠지요?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셨건만 왜 이리도 야속하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한없이 연약한 인생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됩니다.

오늘 나는 야속한 당신 앞에서 한 가지를 새겨봅니다.

벗을 보낸 후에 세상과 헤어짐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함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이후, 나는 사랑하는 아내와도 자녀와도 헤어지는 준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뜨거운 사랑과 기도로 맺어준 형제자매들과도 헤어지는 준비를 하여야겠습니다. 그래야 이번처럼 당황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담담하게 당신의 섭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날 것에 대한 기대로 충만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내 벗을 다시 만날 때 최선을 다했노라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남겨진 자들의 역사는 벗과 친근하였던 당신과 열애하며 뜨거운 심장으로 뛰겠습니다.

그리고 나의 벗처럼 순수하게 진지하게 아름답게 열정적으로 내 삶을 그려나가야겠습니다. 그리고 나의 친근한 벗처럼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지며 존중받는 제자가 되어야겠습니다.

주님! 당신을 향한 벗의 순전함을 내게도 갑절로 부어 주시옵소서 !

2007.2.27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보내며......- 김회선 -


김회선 2007-03-10 (토) 13:00 19년전
  언제 부름받을지 모르는 우리 인생! 생명이 허락된 순간까지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몫까지 최선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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