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정연희
주님,
무릎을 꿇었습니다.
팔굽 접고 두 손을 맞잡았습니다.
얼굴을 땅에 대고 나니
편편해진 것은 저의 등뿐입니다.
주님
누구인가
주께로 가기 위해
징검다리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이 등을 내어 드리겠습니다.
어떤 물살에도
흔들리지 않는 징검다리가 되어
한 자리에 엎드려 있으렵니다.
사랑으로 만나기 위하여
이 징검다리가 필요하다면
이 등을 딛고 만나게 하겠습니다
고개를 들어
그가 누구인가를 확인할 일도 없습니다.
그들이 만나서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알아야 할 일도 없겠습니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자의
할 일은 기도뿐
징검다리에게는
자신의 뜻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도
이 작은 자의 등을 주님께 드립니다.
복된 자의 발길이
이 등을 딛고 오가게 하시고
사랑의 사도들이 딛고 오가며
하늘나라의 기쁨으로
만나는 자리가 되게 해 주소서.
이 징검다리를 딛고
하늘 나라의 일이 이루어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