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하씨의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이 쓰여지게 된 배경과 이 글이 여러 곳에 유포되는 배경을 생각해 보아야 될 것 같아서 글을 적어봅니다.
아가페는 지난 삼십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도시빈민, 무의촌을 섬기는 봉사를 해 왔고 지난 십삼년간 파키스탄을 섬겨왔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높이려는 일을 많이 하지도 않았고 다른 이들의 이름아래에서도 일을 많이 하였습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알려져서 지난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선린병원에서는 이번 이라크전쟁을 맞이하면서 어느 누구보다 빨리 전후를 준비하여 그 땅이 열리기만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시면 팀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이번 전쟁이 단순한 미국의 패권을 위한, 또는 석유를 위한 전쟁이 아니라 복음이 예루살렘까지 가는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의 역사로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기에 전후를 준비하는 많은 그룹들이 있었습니다. 전후 복구사업을 노리는 사업가들, 구호활동을 통하여 존재가치를 이어가는 많은 NGO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전쟁전의 긴장을 이용하는 그룹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반전평화운동단체들이었지요. 그들은 전쟁이 나기 전에 이라크에 들어갔다가 전쟁이 일어나자 철수하였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의 조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구호단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전쟁이 너무 일찍 끝나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울 것입니다.
이번 이라크전쟁은 한국 시민단체, NGO 역사에 있어서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전으로 인해 수많은 서구사회의 NGO가 태동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선명회로 널리 알려진 월드비전이 한국의 고아를 돕는 일에서 출발하였고, 유엔산하 유네스코도 한국전쟁의 참상을 이용하여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 이후에 국제적인 구호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들은 베트남전쟁, 이디오피아 대기아사태, 아프리카 에이즈 파급, 수단내전, 소말리아내전, 엘살바도르 지진, 고베지진, 터키 지진 등을 거치면서 거대조직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자체 물류센터와 화물기까지 갖춘 구호단체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구호단체들이 활동을 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은 크게 세종류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순수한 후원금입니다. 수많은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받는 기금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구세군의 자선남비를 생각하시면 되고, 때만 되면 벌이는 언론사들의 불우이웃돕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돈은 모으기는 어렵지만 일단 모이면 사용을 어떻게 해도 감시를 받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시작했다가 타락하게된 많은 단체들이 이 기금의 사용을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아는 최근의 꽃동네 문제도 여기에 속할 수 있습니다. 이 후원을 잘 받기 위해 각 단체에서는 많은 활동을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공중파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기금의 종류는 soft fund입니다. 이것은 개인보다는 단체들의 출연금인데 그 이용에 제한이 별로 없는 돈입니다. 예를 들어서 삼성재단이 자선사업으로 일억원을 어디에 기부하였다고 하였을 때의 형식입니다. 이미 후원을 받은 단체의 활동이 널리 알려져 있고 그 취지에 동감하여 지원을 하므로 나중에 보고는 일반 후원자와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이런 기금은 단체입장에서는 정말 좋은 재정원입니다. 받아내기가 어렵지 받기만 하면 거금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구호단체의 주요 재정원은 일부 거액 기부자나 단체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세번째가 이번 유은하씨의 글에 인용되는 자금입니다. 소위 'hard fund'라는 자금입니다. 70년대 후반부터 소위 개발국의 정부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가 OECD입니다. 여기에 소속이 될려면 자기 나라 GDP의 1%를 저개발국가를 위해 써야 합니다. 나중에 미국이 가장 돈을 내지 않아서 대개 0.5%이내의 기금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돈이 막대한 규모입니다. 이 기금을 각 정부에서는 직접 쓰기보다는 자국의 NGO를 이용하여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케네디대통령입니다. 피스코프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서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NGO의 장점은 정부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자극을 받은 많은 나라들이 소위 말해 GO(Govermental Organization)를 만들어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한국의 KOICA도 여기에 속합니다. KOICA안에는 NGO지원국이 있습니다. 여기는 삼년이상의 활동이 증명된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업계획서를 수립하여 제출하면 그 필요한 재정을 지원합니다. 대개 matching fund로 단체가 반을 모으면 나머지 반을 지원해 주는 형식을 취합니다. 그래서 거액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사후 보고가 까다롭습니다. 모든 것에 영수증을 발행하여 지원 기관에 제출하여 감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NGO들은 처음에는 조그맣게 시작하였다가 정부의 OECD가입을 계기로 확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에 북한의 기아사태가 크게 도움을 주었고 그 열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하자 터진 것이 911테러와 아프간 전쟁이었습니다. 이때 각 단체들은 아프간에 들어간 곳과 그렇지 못한 단체의 차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준비를 한 것이 이라크전쟁입니다. 지금 보면 거의 모든 사회단체들, 종교단체든 아니든 이라크에 들어갈려고 합니다.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글로발케어를 도와서 이라크에 의료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구호활동이 돈이 되는 NGO주식회사 시대가 한국에도 열린 것입니다. 몇년안에 단체들사이에 흥망이 갈릴 것입니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래커가 NGO도 경영을 해야 한다고 주창을 하고 회사들도 NGO식이 되어 갈 것이라고 예측하여 모든 NGO들이 경영마인드, 비지니스 마인드로 활동을 하는 시대가 바로 21세기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그 역사가 일천하고 구호의 원칙과 의미도 모른 이들이 사업을 실시하다보니 무리를 많이 일으키는 것을 아프간에서도 보아왔습니다.
난민이 발생하지 않고 끝나버린 산유국 이라크전쟁은 또 다른 형태의 지원양상을 나타낼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유은하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으나 이 글을 유포하는 그룹의 의도는 불순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은 손도 까닥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쉽게 깍아내리기를 좋아합니다. 첫번째 후원금도 잘 구하지 못하는 단체들이 hard fund를 가진 단체를 비난하기는 참 쉽습니다. 그렇지만 자신들도 능력만 있으면 그렇게 되고 싶어합니다. 한국의 비판적인 시민단체중에서도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는 단체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지금 아프간에서는 한국의 NGO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기독교NGO와 이슬람 NGO가 치열한 영적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더 심해지리라 생각합니다.
과거 영적지도에서 이라크는 적의 심장부와도 같았습니다. 겨우 스파이 몇명이 들어가서 드러내지 못하고 사역을 했습니다. 이제 하나님이 그 문을 여셨는데 많은 일군이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들어가지 않더라도 온갖 세상 욕심을 가진 단체들, 이단단체들이 때거지로 들어가서 그들의 상한 마음을 잡기 위해 일을 할 것입니다. 오히려 기독교는 동작이 늦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이라크가 문이 열리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라크에서의 단체들의 경향은 바그다드를 벗어나 바스라나 웅카스르등의 전쟁의 피해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래야 좋은 '그림'을 얻을 수 있고 참여자들의 감동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선린병원에서는 지난 팀은 선발대로서 현지의 협력자들을 찾아내고 장기적인 협력을 갖기 위하여 현지 병원과의 협력관계를 만들어냈고 정부관계자, 정교회, 장로교회 등 다양한 루트를 만들어냈습니다. 앞으로의 팀은 그 길을 더 넓히고 곤고히 하는데 사역의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려고 합니다. 구호보다는 개발에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아프간에서도 이제 카불의대와 협력을 맺고 장기적인 사역을 하고자 합니다.
아가페에서도 앞으로 선린병원과 협력하여 이라크 복음화의 길에 함께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다음 기회에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평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