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 봉사자는 사절합니다"
<이라크에서>유은하 씨, 한국 선교팀·NGO에 유감
▲이라크에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유은하 씨. (사진 반전평화팀 제공)
한국 반전평화팀원으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평화·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유은하 씨가 이라크에 있는 한국 교회 선교팀과 NGO들에게 "생색내기 구호활동은 그만 두라"고 경고했다.
유 씨는 5월 18일 자신을 파송한 한국 아나뱁티스트센터에 이메일을 보내 이같이 밝혔다. 유 씨는 현재 알-하난 고아원(중증장애 어린이 시설)과 시각장애인학교(school for the blinds)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유 씨는 이메일에서 "특히 한국에서 온 단체들이 '자신들의 계획'을 가지고 이라크에 접근하는 것을 보면, 슬픔을 넘어서 화가 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의 구호단체들이 "이라크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단체의 성과를 낼까, 어떻게 하면 한 장면이라도 더 찍어서 기금을 모을까, 어떻게 하면 여기 있는 장애 고아원 시설들을 인수하거나 따로 지을까"해서 혈안이 돼 있다고 했다.
이 중 '유명한 어느 목사님'이 반전평화팀을 나와서 함께 일하자고 유 씨를 회유한 것은 단연 압권이었다. 유 씨가 기독교인이고, 반전평화팀이 정부의 돈을 거절한다는 것이 그 목사가 유 씨를 회유한 근거. 유 씨에 따르면, 이라크를 방문한 이 목사는 유 씨에게 "이제부터는 기독교팀과 일해라. 반전평화팀은 정부로부터 받는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건 옳지 못한 생각이지…. 정부 돈을 많이 뜯어내서 여기에 큰 센터를 짓고 상주하는 직원을 배치할거야. 네가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 꼭 내게 방문해라"고 말했다.
이 목사와 대화를 나눈 후, 유 씨는 이라크를 위해서 일하고,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돈인가, 어떻게 일하는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 씨는 "누구 돈이든, 어떤 돈이든, 무슨 수를 쓰든 이라크에서 일하기만 하면 된다고 보는 사람들과 단체들의 생각 때문에, 이 땅은 더욱 멍들고 있다"면서, "제발 저를 더 실망시키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들을 보면서 염증을 느낀 유 씨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어떤 자원봉사자도 제가 있는 곳에서는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느니만 못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유 씨는 동냥하듯, 그것도 제대로 하지 않는 구호활동가들에게 이라크는 거지 나라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들(이라크)은 스스로 나라를 복구할 수 있는 의욕과 힘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의욕을 갖고 스스로 일하게 돕는 것이지, 외국인 단체들이 돈을 앞세워 그들의 일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라크를 식민지로 만드는 끔찍한 일이다. 지금 해야 할 것은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떠나도 이라크는 이라크여야 한다."
유 씨는 미국에 대해서도 하고 있는 일이 도대체 뭐냐고 따졌다. 그는 "길에서 앞차가 길을 가로막는다고 운전사를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이 미군이 할 일이냐" "이미지 개선한답시고 기자들을 잔뜩 몰고 와서 약탈 당한 학교를 청소해 주는 척 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하느냐"고 푸념했다. 그는 "더 이상 미국에 걸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면서, "미국이 이라크에, 그리고 전 아랍사회에 하고 있는 일들을 보고 듣노라면, 살고 싶은 소망이 없어진다"고 했다.
기도제목
1. 밀려드는 업무 가운데 기쁨과 여유, 친절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2. Dar Al Hanan(중증장애 어린이 시설)의 운영 정상화와 Al Nur 학교(시각 장애인 학교)의 시설 복구과정에 필요한 것들을 파악하는 지혜를 주시고, 적절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소서.
3. 한국의 수많은 후원자들과 동일한 비전과 마음을 나누며 그 열매를 주께 드리게 하소서. 일을 하는 동안 종이 누리는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4. 이 모든 일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제 자신이 무익한 종임을 고백하며, 한 순간도 주 앞에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소서.
5. 몸과 마음, 영적 건강을 지켜 주소서.
6. 한국에서의 모든 후원 관리 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한국 아나뱁티스트센터와 다른 모든 분들에게 동일한 격려와 충만함이 있게 하소서.
7. Dar Al Hanan 및 Al Nur 학교의 회복을 통해 이라크 장애 아동복지시설운영의 모델이 세워지게 하소서.
8. 필요한 경우 민영화를 추진하거나, 관련 부처 정부관계자를 만나야 할 경우, 의논해야 할 점들을 잘 준비하게 하소서.
9. 한국에서 단기사역팀을 조직하는 일에 주께서 개입하여 주소서.
10. 지금 이라크에 들어와 사역하는 구호단체 및 NGO 들이 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라크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게 하시며 적절한 협력관계가 생기게 하소서. 이를 통해 이 땅 사람들이 위로와 격려를 얻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