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책의 향기
책에는 향기가 있다. 막 산 새 책에서 나는 잉크 냄새 섞인 고소한 향기가 있는가 하면 한 10년쯤 지난 책에서 나는 그윽한 나무 본연의 향이나 톡 쏘는 향이 있다. 책에는 이런 물리적 향 외에도 또 하나의 향이 더 있다. '국화꽃 향기' 같은 슬픈 연애 소설이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같은 죽음을 맞는 숭고함에서 나는 감동의 향기, 현대의 지식의 방향을 간단히 계관한 두꺼운 '지식의 최전선'이라는 책이나 옛 중국인들의 인재 등용에 대한 지식을 다룬 '변경' 같은 책에서 나는 지식의 향기, 성의 담론화를 촉진 시켰다는 미셀 푸코의 '성의 역사'나 정신분석학의 이단아 라캉을 통해 본 대중문화에 대한 글인 슬로브 지젝의 '삐뚤게 보기'에서 나는 제목만 재미있어 보이는 모호함의 향기, 이외에도 해석을 엉망으로 하거나 내용 자체가 형편없는 책에서 나는 돈 아까움과 쓰레기 같은 향기, 아니 냄새 등이 있다. 과연 그럼 성경에서는 어떤 향기가 날까 지금 한 번 맡아 보시라. 내 성경책에서는 가죽 향 섞인 종이 향기와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예수님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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