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한참 춥다고 하는데 여기 영국은 예년보다 훨씬 따뜻하고 비도 덜 왔다.
벌써 우리정원에는 수선화가 꽃대를 세우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이런일은 2월말이나 있어야 할일이다.
이제서야 정원의 낙엽을 치웠다. 사실 이일은 작년 가을 남편의 일이였다. 좁은 우리 정원에는 큰나무가 없지만 3번 이웃, 5번 이웃에 아름드리 호두나무와 느티나무가 반쯤 우리 정원으로 걸쳐있다.
우리에게는 낙엽 청소기가 있다. 먼저 바람을 일으켜 낙엽을 한곳으로 모으고 그것들을 빨아들여 분쇄하여 봉투에 담겨지는 아주 기특한 물건이다. 그러나,,,몸동작보다는 머리 회전이 빠른 남편은 결혼선물로 받은 낙엽 청소기를 한번 써보고는 어떻게하면 낙엽 자체가 우리 정원에 안떨어지게 할까 고민을 하기 시작햇다.
먼저는 두개의 큰 선풍기를 돌려 양쪽으로 향하게 해보앗다. 별소용이 없자 이번엔 큰 그물을 사러 갔었다. 우리정원이 아무리 작아도 30평은 되는데 이것을 사서 하늘에 매달 재주가 없었다. 이제는 이웃들 몰래 나무들을 아예 잘라버릴 끔찍한 생각을 해내었다.
좋은 시간을 엿보다가 결국은 낙엽이 다 떨어져서 소용도 없을때 3번 이웃의 호두나무 가지를 과감히 잘라버렷다. 영국법상으로는 남의 울타리로 넘어온 가지를 자르는 것은 합법이다. 마침 이웃이 이사갈 생각이여서 아무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5번 이웃.. 옆집 아저씨는 런던 경시청의 사복 경찰관이다. 우리집에 도둑이 없는 것에 대하여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오토바이와 속도를 즐기는 남편은 항상 옆집 아저씨를 경계한다. 또하나, 그집에는 악의 고양이가 두마리나 있다. 정말이지 가끔씩 우리집 울타리 위에 앉아서 우리집을 보고 있으면 느낌이 섬뜻해진다. 그리고 우리정원에다 일을 보는 일을 예사이고 때로는 우리자동차 위에다 그리고 정문앞 난간에 별일을 다 본다. 남편은 이 악의 고양이도 이웃모르게 죽이는 것이 목표이다. 가끔씩 그 고양이들이 우리 정원에 있는것을 발견하면 잽싸게 돌을 집어 죽어라고 던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다.
처음 영국와서 런던 한복판에 널다랗게 차지하고 있는 공원들을 보면 왠지 마음이 넉넉해지고 좋앗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시간이 흘렀구나 느끼며 좋아햇는데 가끔식 기계로 낙엽청소를 하는것을 보면서 그냥 놔두지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낙엽은 잔디의 적이다. 영국잔디는 한국잔디와 달라 빨리 번식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않다. 낙엽이 잔디위에 있으면 햇빛을 받을수가 없고 그러면 잔디는 죽게된다. 겨울철의 낙엽은 또한 달팽이와 온갖 벌레의 삶의 터전이다. 이것들이 봄이되면 새싹들을 다 먹어버려서 여름에는 아무것도 정원에 안남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이제서야 치우는 우리 정원에도 낙엽을 치우고 나니 엄청나게 많은 달팽이 아가들과 애벌레들이 잘 살고 있었다. 더러는 잔디가 죽어 듬성 듬성 머리털 빠지듯 구멍이 생겨버렷다.
낙엽이 떨어지는것, 정말 자연스럽고 때로는 보기좋은 광경이다. 그러나 그것에 맞추어 해야할 일들이 있다. 우리의 일상도 그런 일들이 많은 것 같다. 10년 만에 연락된 친구들의 소식도 그렇고, 그때 미안했다면 말해주는 남편의 말한마디.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친구의 소식은 아직도 낙엽이 겹겹히 쌓여 있는 느낌을 준다.
난 낙엽을 치우며 나의 신앙 생활도 이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소한 죄의 문제들,,뭐 불평할수 있는 일들이고 조금은 뒤로 미룰수 잇는 관계에 관한 일들이지만 그저 쌓아두기만 하면 나아지는 것들이 아니라 나의 영혼과 정서를 조금씩 갉아먹는 흔적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어디서 왔는지 또 잔디위에 뒹구는 낙엽들이 보인다. 어서 가서 치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