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여일 전의 일인데 어쩌면 아주 오래전의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일어나지 않은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친한 친구분들이랑 저녁식사 하시면서 며칠 뒤에 있을 제 결혼식 청첩장을
처음으로 나눠주시며 저랑 며느리될 지연이를 그렇게 자랑하시던 아버지께서
그날 새벽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평소 건강하셔서 저로선 아무런 준비도 안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일이 저에겐 일어나더군요.
출근을 준비하던 저는 아버지 친구분의 황급한 전화연락을 받고도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고 사실 지금까지도.. 어쩌면 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나이 서른에...
호주가 되고, 가장이 되고, 세대주가 되고...
긴 인생의 여정속에서 언젠가는 겪으리라 알고 있는 일들을 불과 며칠사이에
치러내려니 정신이 하나도 없긴 합니다.
경황이 없어
직접 찾아와 주시고, 또 오시는 분을 통해 위로를 전해주신 여러 간사님들과 다운 선생님들,
전화와 문자, 방명록에서 애통한 마음으로 함께 울어주신 모든 분들게
제가 일일이 연락드리진 못했지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 몇 년간 아버지께서는 무척 행복해 하셨습니다.
지난 연말에 교회 목사님을 뵙던 자리에서도,
친구분들이나 친한 후배들과의 모임 자리에서도 항상
요즘 같은 세상에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냐면서
저와 동생의 결혼식을 그렇게 기다리셨는데..
못해드린 것들을 생각하면 이루 다 적을 수가 없고.. 후회는 한이 없습니다.
그렇게 기뻐하시던 행복의 정점에서..
조금만 더 누리시다 가시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 아버지께서 성경을 보시다가 새롭게 깨달은게 있다고
저희들을 불러놓고 항상 말씀하셨던 구절이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의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라는 말씀인데요..
말씀처럼.. 2005년의 마지막 날에.. 안개가 자욱하고, 사방엔 흰 눈이 예쁘게 내려있던
그날에 땅에서 온 육신을 땅으로 다시 돌려보내고
2006년의 새해는..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하나님 곁에서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셨답니다.
이 말씀을 저희 형제와 가족들은 아버님의 유언으로 삼고
언제라도 주님의 부르심을 받을땐 떠날 수 있는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삶을 살아가길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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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히 정읍의 일들을 정리하고 다시금 결혼식 준비를 위해 서울에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바라셨던 결혼식..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치러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참석해서 축복해 주시고
저희 두사람의 삶의 증인으로 계속 지켜봐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청첩장은 저희 결혼 홈페이지로 대신합니다.
http://hwlee.g3.cc/wed
감사합니다.
송현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