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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단기 선교에 대한 단상

아가페 2004-01-09 (금) 21:21 22년전 3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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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한양의대 93다운, 케냐 주재 국제협력의사)



** 실례를 한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금년 7월에 모 봉사단에서 단기 팀을 이곳 케냐에 보냈었습니다. 의료 사역 및 교회 봉사활동이 주 계획이었습니다. 그렇게 알고 이곳 선교사님은 준비를 했었습니다. 교인들에게 의사들이 오니 아픈 사람들 언제 언제 오라고 광고도 하고요. 우여곡절 끝에 팀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온다고 했던 의사는 오지 않고 간호사도 아니고 간호보조원 두 명을 포함한 봉사팀을 보내왔습니다. 환자들은 모여있었고 일단 진료를 하기는 했나 봅니다. 그런데 간호 보조원이 일반 사람보다 약에 대해서 더 모르더라더군요. 또 한가지 더 심각했던 문제는 봉사팀이 그 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한다는 말이 어떻게 알려졌는지 보건부의 한 관리가 찼아 갔더랍니다. 아마 점검하러 갔겠죠. 다행히 그때 그 지역에서 수 년째 현지 면허를 가지고 의료 사역을 하던 한국인 간호사가 한 명 있어서 아무 문제없이 그 관리는 그냥 돌아갔습니다.


** 그 팀원 중에 한 사람이 좀 문제아가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인데 이미 학교에서는 폭행, 마약 등등의 문제로 정학 (혹은 휴학)이 된 상태의 학생이었습니다. 이 학생이 어떻게 이 팀에 끼어 오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중소기업의 사장님인데 아마 자식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돈으로 해결하곤 했나 봅니다. 부모님 생각에는 자기 아들을 이번 봉사팀에 끼워 보내면 좀 변하려나 하는 마음으로 보낸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이 학생은 따로 놀면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습니다. 팀에서 이탈하여 개인행동을 줄곧 했다고 합니다. 아무 말도 없이 팀을 벗어나 다른데 가 있곤 해서 이 친구 찾아다니느라 팀장이 고생도 좀 한 것 같구요. 그러던 중 급기야 팀에서는 이 친구를 예정보다 일찍 한국에 보내야겠다고 결정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을 변경하여 이 친구가 한국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전날 이 친구가 큰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면허도 없는 이 친구가 선교사님의 차를 타고 밖에 나가 운전하고 다니다가 차가 전복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때 어떤 자매가 이 친구를 동행했었는데 무면허 운전을 한 이 친구는 하나도 안 다치고 그 자매만 팔을 심하게 다쳐서 이곳 병원에 입원을 했었습니다. 어쨌든 팀은 날짜가 되어 다친 자매만 남겨두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친 자매는 어느 선교사님 댁에서 머물면서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며 나이로비 병원에서 약 한달 정도 아주 기초적인 치료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 이 사건들을 보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해외 특히 제 3세계에서의 단기 의료 사역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의사가 오는데 아프리카 같은 후진국에서 당연히 환영하겠지라든지, 이곳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이곳의 의료법에 따라 현지 면허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의사가 도착하자마자 의료 활동을 하려고 한다든지 등등 현지 실정을 사전에 파악하지도 않고 우리의 기준에서, 약간은 우월감을 가지고 제 3세계를 생각한다는 것이죠. 사실 제가 이곳에서 면허를 받는데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가나의 경우는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케냐만은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아무리 선진국에서 왔다 하더라도 그냥 바로 의료 활동을 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저의 경우 처음에는 이곳 학생들과 함께 국가고시를 보라고 했다가 제가 국가의 선발을 받아 국가에서 파견된 전문의임을 강조하여 시험은 안보고 면접으로 대체했었습니다. 면접도 상당히 까다롭게 진행되었었구요. 그때는 그러한 이 사람들의 태도가 좀 기분 나빴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의 문화를 이해한 후에는 제가 너무 교만했었구나 하고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조적으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의료 팀이 올 때는 사전에 미리미리 의사면허 (단기) 를 받아놓고서야 의사가 들어옵니다. 의사와 함께 의료기구가 따라올 때 또한 문제입니다. 공항에서 통관이 제대로 되느냐가 문제이지요. 언제가 어느 의료팀에서 상당한 장비를 가져왔었는데 결국은 공항에서 통관이 되지 않았는데 적당히 뇌물을 주고 해결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또 어떤 경우는 세관측과 계속 실랑이를 벌이다가 아예 진료도 해보지 못하고 공항에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있었고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의욕도 좋지만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충분한 사전 준비작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생각하는 것은 팀의 구성입니다. 위의 문제아처럼, 한 구성원으로 인하여 팀 전체가 깨어져 버릴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 사람이 정에 약해서 아마 팀 구성 때 그 문제아를 팀원으로 받아주기로 했었나보지만 사역의 목표와 방향을 분명히 한다면 그 문제아는 팀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단기 팀으로 와서 선교에 대한 도전을 받고 돌아가고 또 그중 일부는 실지 선교사로 헌신할 수도 있고요. 참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그 팀들이 돌아간 이후 현지에 남기고 가는 찌거지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팀들은 다들 은혜가 충만하여져서 한국에 갈 지 모르지만 그들이 몇 주간 활동하고 난 다음의 뒷수습 혹은 뒷치닥거리가 이곳 현지 선교사님들의 몫으로 남는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단기팀이 진료 혹은 처치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후 어떤 부작용이 생긴 사람이 이곳 선교사님에게 와서 호소를 한다든지, 남은 약품을 처치 곤란하니까 용법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기증'이라는 명목으로 이곳에 남겨 놓고 가는데 그 약을 선교사님들이 남용 혹은 오용하는 경우도 생겨나고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팀들이 한국으로 가기 전날은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묵었는데 팀이 가고 난 다음, 선교사님 앞으로 호텔에서 청구서가 날아옵니다. 내용인즉슨, 그 팀이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쓴 전화요금, 냉장고에서 빼 먹은 음료수 값 등등... 그 팀들이 정산도 안하고 그냥 가버려서 애꿎은 선교사님이 다 뒤집어쓰게 된 것입니다. 팀은 이미 한국으로 가 버리고 어떡하란 말입니까.


** 단기 의료 팀이 정말 누구를 위한 단기 의료 팀인지 저는 질문해봅니다. 사실 그들이 와서 잠깐 동안 처치하고 가는 질병이라는데 뭡니까. 주로 진통제, 항생제만 쭉 뿌리고 가지 않나요. 사실 진통제 못 먹어서 죽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항생제의 경우 당장 무슨 효과는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런 follow up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항생제만 주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입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람들 사이에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문제 또한 전혀 배제할 수 없지 않을까요? 결국 불쌍한 이 사람들 놓고 생색 내면서 나도 선교했다는 알량한 자만심만 얻고 가는 것 아닙니까? 정말로 이 사람들 생각한다면 좀더 책임있는 행동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사실 저도 학생 때, 전공의 때 단기 의료봉사 혹은 단기 선교에 여러 번 참석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참 많은 은혜와 도전을 받았다고 생각했고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제가 그 단기 선교팀의 일원이 아닌 제 삼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봐 보니, 이전에 제가 보지 못했던 것들, 문제점들이 보이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단기 선교팀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 좀 더 잘 준비되고, 책임감이 있는, 그리고 한 번 가버리면 잊어버리는 것이 아닌 팀이 간 이후에도 후속조치가 가능한 혹은 follow up을 할 수 있는 그런 단기 팀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 한국 사람들은 너무 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독교조차 마찬가지입니다. 선교사 보내놓고서는 아직 언어준비도 제대로 안되었는데 당장 교회는 세웠느냐, 교인은 몇 명이 되느냐 보고하라고 하고, 선교사님은 이에 맞추어 거짓말로라도 보고를 해야 되구요. 그러지 않으면 당장 후원이 끊기니까요. (가나에서는 그런 일 없습니까. 이곳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 어제 묘목을 심어놓고 오늘 당장 열매를 얻으려는 거와 똑 같죠. 좀 느긋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 팀도 마찬가지죠. 몇 주 동안에 일을 하면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 열매를 거두면 얼마를 거둡니까. 그런데도 그저 몇 명 진료하고 몇 명 전도하고 몇 명 결신자를 얻었고 등등 무슨 보험회사 실적 발표하듯이 발표를 해댑니다. 듣는 사람은 '아 위대했던 여름' 하면서 감동을 하겠지요. 과연 하나님도 보시면서 그렇게 감탄을 하실까요. 한국의 고속 경제 성장의 배경과 맥을 같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나라가 단기간에 세계가 감탄할 정도로 경제가 성장한 것을 사실입니다마는 그 결과 어떤 일들이 벌어졌습니까.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 백화점이 붕괴되고, 외국 빚 얻어서 돈 쓰는 줄도 모르고 흥청망청 하다가 IMF 사태를 맞구요. 기독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 걱정입니다.


** 이런 저런 문제점들 생각하면서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저런 문제점들 보완해서 진정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선교는 무엇일까 고민해봅니다. 물론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하지만 역시 말씀을 통해서 조금씩 힌트를 얻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잘 아시겠지만, 미가서 6장 8절 [공의(公義) 인자(仁慈) 겸손(謙遜))] 이라든지, 영적인 필요뿐만 아니라 5병2어의 기적을 통해 육신의 필요 또한 채우셨던 예수님의 모습이라든지요.


** 아직은 저도 많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배우고, 하나님의 뜻대로 행할 수 있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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